경제권이 없으면 하나부터 열까지 다 눈치를 봐야 한다. 절대 평등해지지는 못한다. 주도권을 쥔 당사자는 일방의 얘기를 전혀 들으려 하지 않고, 비약과 비난 뿐이다. 감정을 배제하고 차분하게 대화하고자 나름대로 논리적인 글을 준비하더라도 마음속에서 이미 나를 염치없고 정신나간 년으로 확정지은 이상 그걸 진지하게 받아들일 리도 없어 더이상의 개선은 불가능하다. 또 나는 회피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더이상은 부딪히기 싫다. 얼른 나가고싶다. 이미 나와 있는데도 벗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