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될까봐, 그래서 모든 것을 내가 책임지고 다시 시작해야할까봐 무서워서 생각해서는 안될 것들을 생각한다. 앞으로 펼쳐질 주변인의 인생보다 내 인생이 좀 더 '나은' 인생일 것이라는 정신승리만 하고있다. 앞에서 티는 안 내지만, 속으로는 교대생 친구도 결국은 평생 애들 가르치는 직업이라며 어떻게든 깎아내리려 한다. 실은 마음껏 여행다니고 청춘을 즐기는 모습을 부러워하면서도.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못 버티는 시험인건지, 내가 공부를 하다하다 정말 못돼쳐먹은 인간이 돼버린 건지.. 내 인생이 좀 더 낫지, 생각하다가 순간 화들짝 놀랐다. 더 나은 인생이라는 건 결국 없는건데. 각자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행복하다면 그걸로 충분히 좋은 인생인 것인데 나는 무슨 권한으로, 무슨 기준으로 남들의 인생을 평가하려 하는가. 물론 내 인생도 그 평가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그러니 하기 싫어 죽겠는데도 꾸역꾸역 수업 나가지. 관두고 싶다가도, 그냥 현실적으로 생각해서 이것 말고 어떤 대안이 있나, 내가 잘하는 게 있긴 한가, 싶어서 그냥 생각을 멈추어버린다. 사실 무섭기도 하다. 무엇 하나 온전히 내 의지로 이루었던 게 없다보니 도전 자체가 두렵다. 아무튼 요즘은 정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