別に寂しくはない。初めから何にもないねんもん。 

ただ、ゆっくりゆっくり時間が過ぎていくだけや。 

うちはもう二度とあの場所には戻られへんねやろ。

いつかあんたがおらんようになったら、迷子の貝殻みたいに 独りぼっちで海の底をコロコロコロコロ転がり続ける事になるんやろ。 

でもまあ、それもまた良しや。


어릴 때 부모님이 이 영화를 비디오방에서 빌려오셔서 거실에서 봤었다. 당시에 초등학생이었던 내게는 이 영화를 보지 못하게 하셔서 방에 들어가 있었는데 그 어린 나이에도 제목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었다. 언젠가 어른이 되면 봐야지, 하다 며칠전 봤다. 이터널 선샤인 같은 느낌의 특이한 로맨스 영화일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초반엔 장애인을 동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교훈을 주려고 노력하다가, 눈물 쏟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그저 그런 영화인 줄 알고 그만 볼까 싶었다. 그래도 시작한 것 끝은 봐야지 싶어서 참고 봤는데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현실적인 영화다. 내가 남자였어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고, 여자였어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남자는 여자를 한 순간도 사랑한 적 없었고, 여자는 그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 입장에서 조제는 신경 쓰이고, 도움을 주고싶은 사람이고, 조제 입장에서 남자는 재미있고, 주변의 변태 아저씨들과는 달리 순수한 호의로 자신을 도와주려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쪽이 일방적으로 갈구하고 한쪽이 한없이 주는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그건 사랑이 아니다. 사랑도 다른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야 하는 것인데, 조제는 어쩔 수 없이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 한쪽은 언젠가 지치기 마련이다. 부모 자식간 관계처럼 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닌 남-남의 관계가 평생 함께하고 싶을만큼 끈끈해지려면 아이러니하게도 둘 사이에 어느 정도의 간격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주고 받고, 밀고 당기고, 지치지 않을 수 있다. 츠네오와 조제, 둘 중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지만 그것은 원래부터 오래갈 수 없는 관계였다. 조제는 그걸 알고 있었고, 그래서 처음부터 이별을 준비했다. 그리고는 담백하게 이별을 고했다. 


츠네오는 이별에 대해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걸까. 끝에 혼자 우는 장면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당연히 츠네오는 연민, 동정을 사랑으로 착각했던 거라 생각하는데, 그냥 그 사실을 깨닫고 슬펐던 게 아닐까 한다. 자신이 조제를 사랑하지 않았고, 사랑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퍼서. 


사실 나는 조제처럼 선천적으로 장애를 타고난 것도 아니고, 겉으로 보기에 특별한 결함이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츠네오같은 사람을 바랐다. 친구로도, 연인으로도 그런 사람을 원해왔다. 마치 부모처럼 오직 나만을 위해 한없는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 최근 몇 가지 일들을 겪고 그건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 정리를 하는 와중에 이 영화를 보곤 더 확실해졌다. 그런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